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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 마동탁과 베드로 (7/21/2019)

이준원 2019.07.20 23:08 조회 수 : 350


혹시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를 아십니까? 만약 아신다면 최소한 중년 이상 되는 분일 것입니다. 웹툰에 익숙한 요즘 청년들은 잘 모르겠지만, 1980년대 중반에 나와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입니다. 당시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만화였는데, 나중에는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저와 제 친구들도 학창시절 그 만화를 아주 좋아해서 여러 번 봤습니다.

 

그 주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한 야구감독이 괴력의 야구팀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선수들을 뽑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자기 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후보로서, 극복할 수 없는 치명적 약점을 가졌습니다. 그런 선수 여섯 명을 모아 무인도에서 3년간 지옥훈련을 시키는데, 그 결과 그들은 웬만한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실력자가 됩니다. 그 후 최하위권이던 한 팀과 접촉한 감독은, 자기가 훈련시킨 여섯 명의 선수들과 함께 그 팀의 새 감독으로 부임합니다.

 

드디어 지난 수년간 프로야구의 단골 우승팀이었고 그 해에도 1위를 달리던 최강팀과 맞붙게 되는데, 그 팀에는 주인공 오혜성을 최대 라이벌로 여기며 경계하는 최고 타자 마동탁이 버티고 있습니다. 첫 경기에서 외인구단에게 패배하자 이에 화가 난 마동탁은, 자기가 최고 스타라는 것을 내세우면서 감독의 지시를 거부하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자기가 연구했다고 하며 자기 방식대로 경기를 진행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 결과 그의 팀은 오히려 아주 처참한 패배를 맛보게 됩니다. 그때 자기 방식만 고집하던 마동탁을 향해 그의 팀 감독이 분노하며 호통을 칩니다. 감독의 그 말이야말로 작품 전체에서 최고의 명언인데, 그가 이렇게 소리를 지릅니다.

 

지금 네 녀석은 저쪽에서 바라는 대로 놀아주고 있다는 것만 알아둬!”

 

마동탁은 자기가 연구한 방법대로 경기하면 이길 거라고 생각하고 고집을 부렸지만, 사실은 바로 그것이 상대 팀인 외인구단에서 바라던 바였고, 그렇게 고집하면 할수록 자기 팀이 아니라 상대 팀이 승리하도록 도와주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얼마 전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뜬금없이 저쪽에서 바라는 대로 놀아주고 있다는 말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30년 이상 전에 보았던 만화의 대사가 갑자기 생각난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말은 예수님이 하신 말씀과 그 의미가 통합니다.

 

크리스천은 그 안에 성령님이 늘 함께하시므로 마귀에게 완전히 사로잡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크리스천도 얼마든지 악한 영들의 공격을 받을 수 있고, 사탄의 영향을 받아 사탄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교회에 분열이 일어나 다투고 갈라질 때, 자기는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행동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귀가 바라는 대로 행동하여 예수님의 몸인 교회에 해를 끼친 것인데도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제자였던 베드로는 예수님이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말씀하시자, 절대 안 된다고 거세게 항의하며 대들었습니다. 그는 주님을 사랑해서 그렇게 행동했겠지만, 베드로가 마귀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아신 예수님은 그를 통렬히 꾸짖으셨습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마태복음 16:23, 새번역)

 

자기 방식만 고집하며 상대팀을 이롭게 만들어준 마동탁에게서 베드로가 떠오릅니다. 아무리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만 되어야 한다는 조급함이나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미움을 갖고 일한다면, ‘내가 지금 사탄이 바라는 대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빨리 깨닫고 영적으로 깨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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