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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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 네가 해라, 그 한 사람! (5/12/2019)

이준원 2019.05.11 22:36 조회 수 : 330 추천:1

 

지난주 목회편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2주 전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모든 목회자들은 참으로 아름답고 귀한 영적 모델을 보며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오랫동안 사역을 잘하다가 끝이 좋지 않은 목회자들도 종종 봅니다. 특히 유명한 분들 중에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욕심을 부리다가 잘못되는 경우를 볼 때, 정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1970년대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가 되었다는 어느 교회의 경우, 교회를 개척하고 크게 성장시킨 뒤 50년 만에 은퇴한 원로목사께서 오래 전부터 사생활과 관련된 의혹들을 불러일으켰고, 그 가족들도 교회 재정을 마치 개인 재산처럼 가져다 사용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2년 전에 그분은 대법원에서 배임으로 유죄 판결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참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또 다른 한국의 유명한 대형교회에서는 교회를 개척하고 성장시킨 1대 목사의 올바른 정신과는 달리, 후임 목사가 학력 위조 등 여러 문제로 잡음을 일으키더니, 급기야 몇 년 전 화려한 교회당 건축 때 시의 공유지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바로 2주 전에는 그 목회자의 담임목사 위임 자체가 무효라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측은 담임목사로서의 사역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는데, 국가의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인지 의아하면서도 정말 우려가 됩니다.

 

또 다른 대형교회는 담임목사직 세습을 감행하여 지금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버지 목사가 교회를 개척하여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고, 은퇴한 후에 그 자리를 아들 목사에게 넘겨줌으로 세습을 한 것인데, 이것이 크게 문제가 되는 원인은 그 교회가 소속된 교단의 헌법에 분명히 그러한 직계가족 세습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단 헌법을 버젓이 어기고도 괜찮다고 하는 모습이 답답합니다.

 

그 외에도 문제 있는 교회들이 많지만, 위의 몇 가지 경우만 보아도 비통한 마음이 들고, 떨어진 교회 이미지 때문에 전도의 길이 더 막힐까 봐 염려도 됩니다. 어제 새벽기도 시간에 그러한 한국 교회 생각이 나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주님, 교회들이 저러면 어떡합니까? 교회가 무너지고 있는데 그냥 두십니까?’ 그때 <새로운 삶> 공부에 나오는 한 가지 내용이 머릿속에 탁 떠올랐습니다.

 

나는 그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라도 이 땅을 지키려고 성벽을 쌓고, 무너진 성벽의 틈에 서서, 내가 이 땅을 멸망시키지 못하게 막는 사람이 있는가 찾아보았으나, 나는 찾지 못하였다.” (에스겔 22:30, 새번역)

 

남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할 때,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그 멸망의 원인을 알려주셨습니다. 그것은 그 땅을 지키려고 애쓰며 무너진 성벽의 틈에 서서 멸망을 막는 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도자들의 잘못으로 성벽이 무너지고 나라가 멸망당하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그것을 막을 한 사람을 찾으십니다. 이것이 바로 중보기도의 개념입니다. 직접적으로 자기 잘못은 아니지만 대신 회개하면서 하나님께 울부짖어 기도하는 사람이 중보기도자입니다.

 

교회가 무너집니다. 가정이 깨집니다. 정치도 경제도 앞이 안 보입니다. 그런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비판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불평, 불만, 원망, 분노를 쏟아내는 사람들도 넘쳐납니다. 그러나 무너짐의 한가운데 서서 울부짖어 기도하며 멸망을 막아보려 애쓰는 한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도 간절히 그 한 사람을 찾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마치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네가 해라, 그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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