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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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뉴햄프셔(New Hampshire) 내슈아한마음교회에서 열린 제84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작년 4월 우리 교회에서 바로 이 목회자 컨퍼런스를 주최했는데, 이번 한마음교회 성도들이 열심히 움직이며 섬기는 모습들을 볼 때 작년 생각이 나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뉴햄프셔 주에는 이번에 처음 가보았는데, 주최 교회가 있는 내슈아(Nashua)는 보스턴(Boston)에서 북서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도시입니다. 콜럼버스에서는 직항이 없으므로 워싱턴 DC의 덜레스(Dulles) 공항에서 갈아타고 갔는데, 한 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타게 되어 있던 연결편이 네 번이나 지연되더니 결국 4시간 후에야 떠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침 여덟 분의 다른 목사님들과 사모님들도 같은 비행기로 가시게 되어, 함께 기다리면서 대화하다 보니 4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이번 목회자 컨퍼런스는 아주 특별한 컨퍼런스였습니다. 작년 2월 우리 교회에 집회를 오셨던 최영기 목사님(국제가정교회사역원장)께서 이번 8월 은퇴를 앞두고 세 번의 리더십 강의와 세 번의 부흥회 설교를 통해 마지막으로 말씀을 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후배들에게 정말 귀한 도전과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최영기 목사님과 개인적으로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컨퍼런스 때마다 나눈 대화들, 그리고 강의와 설교를 통해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작년 2월 이곳에 오셔서 집회를 인도하실 때, 설교 말씀은 물론이고, 중간 중간의 대화들을 통하여 드러나는 최 목사님의 번뜩이는 지혜에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의 인생에 이런 영적 지도자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입니다.
요즘 한국 교회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온통 암울한 것들뿐입니다. 특히 요즘 교회 분열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원로목사와 후임목사 간의 갈등입니다. 유명한 목회자들 중에도 목회의 마지막 순간에 욕심을 부리다가 안 좋게 끝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또 겉으로는 모든 것을 물려준 뒤 은퇴하고 떠난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실제로는 여전히 교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지난 2012년 후임목사에게 모든 것을 넘기고 깨끗하게 물러남으로 리더십 이양의 귀한 모범을 보여주신 분이 바로 최영기 목사님이십니다. 같은 시대를 살면서 이렇게 본받으며 따라갈 수 있는 모델이 되어주신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오직 주님이 원하시는 길로만 걸어가려 애쓰신 최 목사님의 뒤를 잘 따라가기만 하면, 저도 주님의 길로 잘 걸어갈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이번 최영기 목사님의 귀한 말씀들 중에서 특히 ‘성경대로’의 정신을 붙잡아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또 와 닿았습니다. 믿은 지 얼마 안 되는 초신자들에게 간증이 풍성한 것은 순수하게 성경을 믿고 그대로 순종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교회를 오래 다닌 사람들은 성경 말씀을 순종의 대상이 아니라 연구와 분석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능력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말씀이 마음에 찔렸습니다. 그래서 목사인 저 자신부터 말씀을 순종의 대상으로 보면서 읽고 묵상하리라 결심했습니다.
또한 신앙생활이든 교회이든, 발전하고 있거나 퇴보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이지, ‘현상유지’라는 것은 없다는 말씀도 강하게 와 닿았습니다. 지금 믿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사실은 퇴보하고 있는데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결국 꾸준히 기도하는 가운데 말씀 그대로 순종하며 사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영적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에게 또 후세대에게, 온전히 주님을 믿고 따르는 영적 모델이 되어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