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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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중에 정기검진을 받았습니다. 2017년 10월에 받고 작년에는 어영부영 하다 그냥 넘기는 바람에 1년 반 만에 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사실은 다니엘 금식기도의 효과가 궁금해서 다니엘 금식이 끝난 바로 며칠 후로 약속을 잡은 것입니다.
기대했던 대로 건강상태가 이전보다 좋아졌습니다. 1년 반 전에 비해 몸무게도 줄었고, 혈압 수치는 원래도 괜찮았지만 더욱 좋아졌습니다. 역시 다니엘 금식기도는 영적으로뿐 아니라 육적으로도 아주 효과가 좋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3년 전 정기검진 때 무좀균으로 인해 발톱 모양이 달라진 것을 본 저의 주치의는 그것을 고칠 수 있는 약이 있으니까 관심 있으면 말하라고 했지만, 그때는 시간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오랫동안 직업군인이었기에 군대무좀(?)이 아주 심하셨던 아버지로부터 제가 고등학교 때 무좀이 옮았습니다. 그래서 바르는 크림 약을 사용했고 그 후 발에 있던 균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균이 들어간 발톱 두 개가 모양이 약간 이상해졌고, 약을 발라도 지금까지 낫지 않았습니다.
이번 정기검진을 할 때 3년 전 의사가 해준 그 말이 생각나서, 이전에 언급했던 그 약을 처방해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루에 몇 번 바르면 되느냐고 묻자, 바르는 크림이 아니라 먹는 알약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약간 놀라워서 무좀균에도 바르는 약이 아니라 먹는 약을 쓰느라고 했더니, 빙그레 웃으며 그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피부에 바르는 약은 큰 효과가 없지만, 몸에 들어간 약은 속에서부터 균의 뿌리를 아예 뽑아버릴 수 있습니다.”
저는 심각한 병은 없지만, 조금만 피곤하면 입술이나 입 주변이 쉽게 부르트는 편입니다(cold sore). 이전 교회에서 부목사로 부임한 후 얼마 안 되어 입이 부르튼 적이 있었는데, 의사였던 장로님 한 분이 그것을 보시더니 거기에 아주 잘 듣는 크림 약이 있다고 하시며 즉시 처방해주셨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 약을 바른 덕분에 많이 아프지 않고 상처가 빨리 아물게 되었습니다.
그 후 우리 교회에 와서도 입 주위가 몇 번 부르텄는데, 한 번은 당시 의사였던 한 교우님(몇 년 전에 이사 가셨지만)이 그것을 보시더니 약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처방을 받은 크림 약이 있다고 했더니, 바르는 크림이 아니라 먹는 알약이라고 하시며 처방전을 써주셨습니다. 그래서 알약을 먹었더니 그 효과가 아주 놀라웠습니다. 크림 약을 바를 때보다 더 빠르게 나을 뿐 아니라, 부르튼 곳이 별로 아프지도 않고 금방 없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크림 약은 꽤 비싼데, 알약은 아주 저렴합니다. 그때부터는 입이 부르틀 때마다 즉시 그 알약을 복용합니다.
이번에 의사의 말 중에 ‘밖에서가 아니라 안으로부터 문제를 해결한다’는 그 말이 마음에 크게 와 닿습니다. 신앙생활도 그와 같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좋은 설교나 강의를 얼마든지 인터넷에서 들을 수 있고, 교회에도 각종 예배와 집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소위 ‘밖에서부터 약을 바르는 것’과도 같습니다. 효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약하고 일시적입니다. 반면에, 스스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것은 ‘알약을 복용하여 속에서부터 균의 뿌리를 뽑아버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문제가 생겨도 금방 해결되며 효과가 확실합니다.
설교나 예배 참석 등 외부에 의존하는 신앙생활과, 스스로 꾸준한 기도와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늘 동행하는 신앙생활 사이에는 능력에 큰 차이가 납니다. 우리는 ‘겉에 약을 바르는 식’이 아니라 ‘속으로부터 균을 없애는 식’의 신앙생활을 해야겠습니다. 몸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도 바르는 약보다 먹는 약이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