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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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세 번째였던 다니엘 금식기도를 잘 마치신 분들 모두 지난 3주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많은 유익을 얻으셨을 줄 믿습니다. 올해는 기도수첩이 45부 정도로 다른 때보다 적게 나가긴 했지만, 기도수첩으로 매일 묵상하면서 유익을 얻고 있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번에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새벽예배 때는 서로 돌아가며 지난 3주 동안 부어주신 은혜를 함께 나누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합심하여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너무나 기뻐하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니엘 금식기도는 끝났지만, 기도 팀을 중단하지 마시고 계속 토요새벽예배 때마다 같이 기도하시면 좋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번 다니엘 금식기도 기간에 채식 위주로 먹고 미디어 금식을 하는 것이 지난 두 해와 비교하여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커피를 아주 좋아하는 제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으면서도, 이전과는 달리 마시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을 정도로 주님께서 절제하는 능력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게다가 십대 청소년으로 요즘 아주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제 아들이 옆에서 수시로 먹어댔지만, 아주 냄새도 좋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음식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땡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전에 비해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음식을 절제한 덕분에 6파운드 정도 몸무게가 줄었습니다.
또한 이번 다니엘 금식기도 때 성경을 많이 읽는 분들을 볼 때 참 기뻤습니다. 저는 이번에 신약성경의 바울 서신들을 죽 읽었는데, 이번에는 <말씀의 삶> 때처럼 짧은 기간에 많이 읽는 것보다, 사도행전과 비교해보며 자세히 읽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읽다보니, 복음에 대한 사도 바울의 열정과 주님을 향한 사랑, 그리고 주님께서 주신 사명에 대한 헌신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특히 자신이 복음을 전하여 세워진 교회의 성도들을 바울이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래서 얼마나 절절한 사랑으로 그들에게 편지를 썼는지가 느껴지면서 큰 감동을 받고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많았습니다. <디도의 일기>와 <디모데의 일기> 책들을 같이 읽으며 바울의 편지들을 보니까 더욱 실감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사도 바울의 발꿈치도 못 따라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이제부터 바울 선생님의 반의 반 만이라도 따라가 보리라.’ 하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책을 좀 많이 읽어보려 했는데, 원했던 것처럼 많이 읽지는 못하고 다섯 권 반 정도를 읽었습니다(한 권은 계속 읽고 있으므로). 하지만 권수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책을 읽는 분위기(?)가 잡혔다는 점입니다. 마침 지난주에는 제가 애용하는 한국의 어느 인터넷 서점에서 가끔씩 발행하는 전자책(eBook) 쿠폰이 나온 덕분에, 아주 좋은 책들을 전자책으로 여러 권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책들을 곧 읽을 생각을 하니 또 기분이 좋습니다.
올해 다니엘 금식기간 동안 다시금 깊이 깨달은 것은, 금식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사실입니다. 먹는 것과 재미있는 것에 관심을 두니까 기도와 말씀에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없었던 것입니다. 기도수첩에 나온 대로, 정크푸드(junk food)로 배가 부르니까, 몸에 좋은 진짜 음식이 들어갈 데가 없었던 것입니다.
21일 동안의 다니엘 금식기도가 아주 고통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음식과 미디어를 절제하면서 인내하고 견디는 가운데 주님의 십자가 고난에 조금이라도 동참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3주를 보내고 맞이하는 부활절이라 그런지 더욱 뜻깊고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 모든 영광과 찬송을 올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