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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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휴스턴서울교회 이수관 목사님의 목회자칼럼을 읽었는데 참 좋은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독교에 대해 의문을 가진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이 있어서, 함께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되어 여기에 정리해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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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처음 나온 날 등록을 했던 한 VIP 분이 어느 날부터인가 보이지 않아서 목자에게 물어보았더니, 제가 설교 중에 다른 종교에 대하여 언급한 것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 교회를 더 이상 안 다니겠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저 때문에 마음이 상했다고 하니 미안하기도 했지만, 제가 다른 종교를 비하한 것도 아니고 단지 차이점을 얘기했을 뿐인데도 그것에 마음이 상했다고 하니 이해가 안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요즘 사람들은 우리가 다른 종교에 대한 언급이라도 하면 일단 과잉반응을 보이며 기독교는 편협하다고 화를 냅니다. 본인들이 보기에 종교는 다 비슷비슷하고 본질적으로 선을 추구하는 것인데(물론 요즘에는 종교가 무조건 악하다고 얘기하는 극단적인 사람도 없지는 않지만), 유독 기독교인들만은 다른 종교를 수용하지 못하고 편협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해입니다. 종교는 같지 않습니다. 어떤 종교를 가졌느냐에 따라서 사람은 세계관이 달라지고 생각과 행동이 달라집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지금도 어떤 종교는 아이를 제물로 바치는 곳이 있고, 곧 종말이 온다고 해서 물의를 일으키다가 다 같이 자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이비 종교뿐 아니라 세계의 5대 종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슬람교는 그들의 믿음에 따라 끊임없이 전쟁과 테러를 만들어내고, 힌두교는 그들의 믿음에 따라 카스트제도를 만들어 그 중에 최하층민인 수드라에 속한 사람들은 짐승과 다름없는 대우를 받으면서 살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처럼 종교는 절대로 같지 않습니다.
‘모든 종교는 같다’는 사람들이 또 주장하는 것은, 모든 종교가 같은 하나님을 찾는 다른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큰 오해입니다. 종교는 같은 하나님을 찾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불교는 인격적인 신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습니다. 힌두교는 윤회한 후에 주어질 현실 세계가 중요할 뿐, 영적인 세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모든 종교가 똑같다고 하는 사람은 종교의 차이를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그 주장 속에는 본인이 종교들보다 위에 있고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야! 내가 보기에 너희들은 다 똑같아!’ 하는 일종의 오만함이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가 편협하다고 말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자기들과 반대되는 사람들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 생각 속에는, ‘선(善)이란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포함해서 누구나 받아들이는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단체든지 그들 나름대로의 목적과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에 어긋나는 사람들은 제외시킵니다. 세상 어떤 단체도 모든 사람을 다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물론 내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를 미워하거나 공격한다면 그들은 분명 배타적이라고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한 배타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교와 단체 중에 오히려 기독교만큼은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도 사랑하고 섬기며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라고 가르칩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그 가르침에 반대로 나갔던 경우가 없지 않고, 지금도 그 가르침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점을 놓고 볼 때 오히려 기독교만큼 수용적인 종교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