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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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수요예배 때 “예수신경”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시카고 근교의 노던 신학교(Northern Seminary) 스캇 맥나이트(Scot McKnight) 교수가 쓴 <예수신경(The Jesus Creed)>이라는 책을 가지고 말씀을 나누어오고 있습니다. ‘예수신경’이란, 가장 중요한 계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예수님께서 대답해주신 내용입니다. 소위 이것을 ‘가장 큰 계명’이라고도 하는데, 바로 이 말씀입니다.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마가복음 12:29~31)
예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신앙의 핵심이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을 따르는 크리스천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다른 것은 없다는 말씀입니다. 사실 예수님이야말로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전심으로 사랑하며 사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예수신경을 고백함으로써,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이 사신 대로 하나님과 이웃을 향해 사랑을 실천하며 살겠다는 결단과 헌신을 하는 것입니다.
<예수신경> 책의 내용이 참 좋기 때문에 말씀을 준비하고 전하면서 저부터 큰 유익을 얻었습니다. 특히 몇 주 전부터는 더욱 큰 감동을 받고 있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있습니다. 그 중에도 가장 제 마음에 남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 모두가 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사실 우리가 어떻게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겠으며, 또 어떻게 ‘내 이웃을 내 자신과 같이’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함에 있어서 우리가 실패할 확률은 100%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완전한 사랑을 할 능력이 없고,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위로가 되는 점은,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서 실패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베드로 같은 사람은 죽을지라도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큰소리를 뻥뻥 쳤는데, 그러자마자 곧장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를 만나시고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세 번을 물으시면서 세 번 부인한 그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면 안 되고, 나아가 회복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실패에 대해 베드로처럼 통곡하고 회개하며 주님께로 나아갈 때, 주님으로부터 용서함을 받고 회복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그런 실패와 회복의 과정을 거치며 살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신앙생활입니다. 무수히도 실패하지만, 주님 때문에 또 회복이 됩니다. 그러나 실패를 합리화해서는 안 되고, 철저한 회개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실패하더라도 주님에게서 떠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회복의 기회가 옵니다.
그리고 동시에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데, 우리는 실패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서로를 향해 오래 참으며 용납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를 주셨습니다. 서로를 향해 오래 참고 세워주며 섬기는 연습을 하라고 묶어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목장에서 바로 그것을 구체적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실패한 형제자매가 있을 때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품어주고 회복시켜주는 공동체, 넘어진 지체를 보고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붙들어 일으켜주는 공동체를 연습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