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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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삶> 세미나를 지난주에 마쳤습니다. 원래 12주로 진행되던 과정을 4주 세미나로 바꾸어 처음 해본 것인데, 기간은 4주로 짧았지만 내용은 아주 많았습니다. 그 많은 내용들 중에서 이것 하나만 기억해도 자녀 양육에 큰 도움이 되고 인간관계도 더욱 친밀하게 되도록 해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화법입니다. 그 중에서도 ‘나 전달법(I-Statement)’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지난주의 ‘공감적 경청’과 함께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화법이며, 이것을 잘 사용하면 정말 유익합니다.
가정에서 자녀가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십대가 되면 그런 현상이 더 심해집니다. 그렇게 되는 주요 원인은 사실 자녀보다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부모가 ‘너 메시지(You-Message)’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너 메시지’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네가 문제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겁니다. 집안을 청소하다 보니까, 아이가 양말을 벗어서 땅바닥에 휙 던져놓았습니다. 그럴 때 엄마는 대개 화가 나서 아이에게 야단을 칩니다. “야, 이 양말 좀 봐라. 아유, 냄새가 지독해! 너는 도대체 몇 번이나 치우라고 해야 알아서 치울 거니? 당장 이리 와서 안 치워?” 이런 것이 ‘너 메시지’입니다.
비단 자녀와의 관계에서뿐 아니라 배우자 또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식으로 상대방을 비난 또는 조롱하거나 ‘네가 문제다’라는 식으로 다그치는 말은 대부분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고 화가 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서의 ‘나 전달법’은 어떤 것일까요?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엄마가 하루 종일 청소를 해서 허리도 아프고 피곤한데 땅바닥에 양말이 있는 걸 보니까 기운이 쭉 빠지는구나.” 이런 식으로 ‘네가 이래서 문제다’라는 ‘너 메시지’가 아니라, ‘이것을 보니 내가 힘들다’라는 식의 ‘나 전달법’을 사용하면, 아이가 미안함을 느끼면서 다음부터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십대 자녀 또는 성인이 된 대학생 자녀가 아무 연락 없이 밤에 늦게 들어오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부모는 불안하고 걱정도 되는 동시에, 아무 연락도 안 하는 자녀가 괘씸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자녀가 늦게 들어오는 것을 보면 폭발하게 됩니다. “너 지금이 몇 시인 줄 알아? 그 좋은 전화기는 뒀다 뭐 하니? 오늘은 그냥 못 넘어간다. 어딜 들어가? 당장 이리 안 와?” 전형적인 ‘너 메시지’입니다.
이런 식의 말을 들은 자녀는 아빠 엄마가 자기를 또 믿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며, 왜 늦었는지 자신의 사정은 전혀 들어보려 하지도 않은 채 자기들의 말만 퍼부은 것에 대한 반항심이 올라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의 ‘나 전달법’은 이렇습니다. “밤이 늦었는데 네가 아무 연락도 없이 안 들어오니까 우리는 너무 걱정이 됐어. 혹시 사고가 난 게 아닌가 해서 그랬지. 다음부터는 늦을 때 꼭 전화해줄 수 있겠니?” 이 말의 초점은 ‘네가 늦게 와서 문제다’가 아니라 ‘내가 너무 걱정이 되었다’는 데에 있기 때문에, 자녀는 자신의 안전을 염려해준 부모에게 감사한 동시에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꼭 잊지 말고 미리 연락을 드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부부끼리의 대화나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에서도 이것을 잘 적용해보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잘못 때문에 화가 날 때, 일단 한 박자를 죽이면서 ‘당신이 OO했을 때 내가 OO하게 느꼈다’라고 말해주면 예상 밖의 효과를 보게 되어 깜짝 놀랄 것입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공감적 경청’과 오늘의 ‘나 전달법’만 잘 사용해도 자녀 양육과 인간관계에 큰 유익을 얻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