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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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모의 삶> 3기가 진행 중인데, <부모의 삶>이 4주 과정의 세미나로 바뀌고 나서는 처음입니다. 이전 1기와 2기 때는 12주 과정이라 내용도 많고 기간도 길었는데, 이번에 세미나로 바뀌면서 실제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개편되었습니다. 그래도 이전과 동일한 부분들이 있는데, 아주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중요한 내용들 중 하나가 바로 대화법입니다. 대화법만 잘 사용해도 자녀 교육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단지 자녀 교육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 사이를 비롯하여 모든 인간관계에 다 적용이 됨을 발견합니다.
여러 가지 대화법들 중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되는데, 오늘은 그 첫 번째인 ‘공감적 경청(Reflective Listening)’을 살펴보려 합니다. 공감적 경청이란, 상대방의 이야기에 대한 판단을 일단 유보하고, 먼저 그 마음에 공감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모임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를 부모가 못 가게 하자 아이가 항의합니다. “내 친구들은 다 가는데 왜 나는 못 가죠?” 이럴 때 부모는 대개 이렇게 반응합니다. “다른 집 엄마들은 뭘 모르니까 허락한 거야. 그런 데 가는 건 안 좋은 거야.” “그럼 네 친구들이 다 나쁜 짓을 하면 너도 따라 하겠다는 말이냐?”
그런 반응을 가리켜 비공감적 반응 또는 닫힌 반응이라고 하는데, 그때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기보다 부모인 자신의 판단을 더 앞세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마음을 닫고 더 이상 대화를 안 하거나, 감정이 더 격해집니다.
그런 상황에서의 공감적 경청 또는 열린 반응은 이런 것입니다. “친구들은 다 가는데 내가 너를 못 가게 하니까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거구나?” 이런 식으로 말하게 되면, 아이의 말에 대해 부모가 옳다 그르다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서 먼저 아이의 마음에 공감을 해주는 것이 됩니다. 이것은 ‘나는 너를 이해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아이가 마음을 열게 되어 더 깊은 대화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또 이런 경우도 보십시오. 아이가 밖에서 놀다가 울면서 들어와 말합니다. “이제 John이 나하고 친구 안 한대요.” 이럴 때 비공감적(닫힌) 반응은 무엇이겠습니까? “남자 애가 바보 같이 뭐 그까짓 것 때문에 울어? 울지 마, 뚝!” “도대체 너 걔한테 무슨 짓을 해서 걔가 그러는 거야?” “그런 쩨쩨한 녀석 말고 다른 애들하고 친구하면 돼. 좋은 애들 많으니까 걱정 마.” 그런 식으로 말하게 되면, 아이의 상황에 대해 부모가 자신의 판단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식이 되고 맙니다.
그런 경우 공감적(열린) 반응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상황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아이가 한 말에 담긴 감정과 뜻을 그대로 말해줌으로써 아이의 마음을 만져주는 겁니다. “이런, John이 친구를 안 하겠다고 해서 우리 아들 마음이 많이 아프구나.” 그러면서 토닥여주면 불편했던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최악의 대화법은 단순히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퍼부어대는 것입니다. “아빠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또 해? 내가 몇 번을 말했니? 도대체 왜 그러는데?” 이런 식으로 다그치면 아이는 할 말이 없어지고, 인격모독을 당한 데 대해 분노합니다.
이런 것은 자녀 교육뿐 아니라 부부간의 대화나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목장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을 나눴을 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 그러셨군요. 마음이 참 아프셨겠어요.” 하며 단순히 공감해줄 때 오히려 큰 격려가 되며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 주 동안 가정과 일터에서 공감적 경청(열린 반응)을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그저 공감해준 것뿐인데도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