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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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는 여러 명의 헤롯이 나오는데, 그 중 원조는 예수님이 태어나시던 당시 유대 땅을 다스린 헤롯대왕입니다. 그에게는 10명의 아내들이 있었고 그들을 통해 태어난 자녀들도 많아서, 권력을 사이에 두고 여러 복잡한 상황들이 벌어졌습니다.
헤롯대왕의 아들들 가운데 헤롯 안티파스가 있는데, 그는 갈릴리와 베레아 지역(유대 동쪽)을 다스리던 분봉왕이었습니다. 세례 요한과 예수님의 사역이 바로 그의 영토 안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헤롯 안티파스는 나바테안 왕국의 아레타스 4세의 딸과 결혼하여 20년 이상 살았으나, 그의 이복형 빌립의 아내인 헤로디아를 만나면서 결혼생활이 파탄 납니다. 헤로디아는 안티파스의 또 다른 이복형인 아리스토불루스의 딸로, 권력욕이 많은 여인이었기에 성공을 위해서 헤롯 안티파스를 선택하고 원래 남편을 버린 것입니다.
마가복음 6장에 보면, 세례 요한은 이 일로 인해 헤롯 안티파스에게 “형제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포하다가 감옥에 갇힙니다. 그러다 헤로디아와 그녀의 딸 살로메의 계략으로 결국 처형을 당하고 맙니다.
헤롯 안티파스가 자기 딸을 버리고 헤로디아와 결혼한 것에 대해 원한을 품은 나바테안 왕국 아레타스 4세는, 오랫동안 기회를 엿보다가 마침내 안티파스가 다스리던 베레아 지역을 공격하여 승리를 거둡니다. 유대인들은 이것을 가리켜 의로운 세례 요한을 죽인 것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라고 해석했는데, 그때가 AD 36년입니다. 바로 그 다음 해인 AD 37년 티베리우스 황제가 죽고 가이우스가 로마의 3대 황제로 등극하는데, 이것이 안티파스가 최후를 맞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헤로디아에게 동생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헤롯 아그립바 1세이며, 그는 로마에 조기 유학을 가서 가이우스와 함께 자랐습니다. 황제가 된 가이우스는 자신의 친구인 아그립바에게 왕의 직함과 함께 갈릴리 북쪽 칼키스 지역을 주는데, 훗날 4대 황제인 클라우디우스 때 그는 헤롯대왕의 영토 전체를 회복할 정도로 커집니다.
동생 헤롯 아그립바의 갑작스런 출세를 시기한 헤로디아는, 남편 헤롯 안티파스에게 황제를 찾아가서 겨우 분봉왕이 아니라 제대로 된 왕의 직함을 받아오라고 들들 볶습니다. 결국 안티파스는 로마로 가지만, 그것은 돌아오지 못할 길이 됩니다.
로마로 간 안티파스는 이전부터 사이가 나빴던 처남 아그립바 1세의 모함으로 그나마 갖고 있던 분봉왕 자리에서 쫓겨나고 골(Gaul) 지방의 리용(Lyon)으로 유배됩니다. 헤로디아도 같이 유배를 감으로써 두 사람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집니다.
안티파스가 그토록 탐욕스럽게 지키고자 했던 그의 영토는 고스란히 헤롯 아그립바 1세에게 주어지는데, 그가 바로 사도행전 12장에서 사도 야고보를 죽이고 베드로를 감옥에 가둔 헤롯이며, ‘벌레에게 먹혀 죽었다’고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로마 황제들로부터 왕의 직함도 받고 넓은 영토도 하사받으며 최고 통치자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의 영광은 불과 7년도 채 못 되어 허무하게 끝났습니다.
헤롯대왕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 자식들과 또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지만, 늘 악몽에 시달리며 너무나 불행하게 살다 죽었습니다. 그의 아들인 헤롯 안티파스도, 손자인 헤롯 아그립바 1세도, 권력을 추구하다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그들처럼 권력이나 성공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이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과연 무엇입니까? 그것이 권력이나 성공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그럼 뭡니까? 성경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말씀합니다. 바로 그 사랑을 추구하고 실천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