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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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그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Hwa-byung)'이 세계 정신의학 용어로 등재되도록 만든 사람이 있는데, 한국의 정신과 의사이며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입니다. 이전에 그분이 쓴 책들을 몇 권 읽었는데, 모두 흥미로운 내용이었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중 몇 년 전 읽었던 <세로토닌 하라!>라는 책에 감사에 관하여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감사하는 마음만큼 강력한 치유제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됩니다. 그러나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거나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 감사할 일을 일부러라도 찾아서 감사하게 되면 그것이 강력한 치유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소소해 보이는 제목도 괜찮습니다.
물, 하늘, 구름, 바람, 꽃, 시냇물, 펜, 노트, 자동차 등, 어떤 것이든 매일 한 가지씩 감사의 테마를 정하고, 하루 일과 중 틈틈이 그것을 생각하면서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산만하게 흐트러진 생각이 정리가 되고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예를 들어, 그 날의 주제를 물로 정했다고 하면, 아침에 눈을 뜨고 가장 먼저 물을 한 잔 마시며 시원함과 더불어 감사함을 느껴봅니다. 또 세수나 샤워를 하며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을 가능하게 해주는 물로 인해 절로 감사 인사가 나옵니다.
여름에는 차가운 물이 주는 시원함이 감사하고, 겨울에는 뜨거운 물이 주는 따뜻함이 감사합니다. 식탁에 앉아서 마시는 시원한 주스도,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도 생각할수록 고맙습니다. 출근길에 다리를 건넌다면 그 아래로 흐르는 강물이나 시냇물이 그 자체만으로도 축복입니다. 나른한 오후의 커피 한 잔 또한 향기롭고 좋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소나기의 시원한 빗줄기도 반갑습니다.
손을 씻거나 양치질을 할 때도 물의 고마움을 느낍니다. 짜증나거나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모든 것을 훌훌 떨쳐 버리는 기분으로 손을 씻어보십시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정말 이 세상에 물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그런데 물뿐입니까? 하늘에 떠가는 흰 구름, 파랗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노을, 봄을 알려주는 향긋한 꽃 냄새, 더운 여름 날 시원하게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 숲을 온통 울긋불긋 물들이는 가을 단풍, 세상을 하얗게 뒤덮어 버리는 함박눈 등등, 조금만 눈을 떠서 세상을 바라보면 감사할 제목은 한이 없습니다.
목장에서 감사 제목을 나눌 때 매주 똑같다고 하거나 감사할 것이 생각나지 않아 쩔쩔 맬 것이 아니라, 매일 한 가지씩 테마를 정해서 감사하는 연습을 해보십시오. 조금만 눈을 떠서 보면 우리의 삶에는 감사할 것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감사하며 살면 우리의 삶은 행복으로 넘치게 됩니다.
“행복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감사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라는 어느 수도사의 말이 있습니다. 감사하며 살 때 우리 뇌 속에는 소위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충동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약화시키며 두뇌 활동이 활발해집니다. 그래서 위급한 상황이 와도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21세기의 사람들에게는 이 세로토닌이 절대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급한 상황이 벌어질 때 감정 조절을 못하고, 충동적이거나 거칠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세로토닌을 많이 분비시키는 좋은 방법이 바로 감사의 습관을 계발하는 것입니다. 물이든 하늘이든 바람이든 다른 어떤 것이든, 매일 한 가지씩 테마를 정하고 그것을 통해 끊임없이 주님께 감사하며 살 때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