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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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의 삶> 공부의 교재로 사용되는 <영적 훈련과 성장(Celebration of Discipline)>은,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영성신학자들 중 하나인 리처드 포스터(Richard Foster)의 대표작입니다. 지난 30년 이상 사랑을 받아오면서 현대의 고전이라고까지 불리는 아주 훌륭한 책입니다. 아직 안 읽은 분들은 꼭 읽어보십시오.
지난주(4주차) <경건의 삶> 공부의 주제가 “섬김의 훈련”이었는데, 수업을 준비하면서 그 책을 다시 읽던 중 너무나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과 ‘참된 섬김’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놓은 부분이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성도님들이 아주 잘 섬기고 계시지만, 계속 섬기다 보면 자칫 잊어버리거나 놓치는 부분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아홉 가지를 살피며 자신의 섬김을 점검해보고, 더욱 아름다운 섬김으로 힘차게 나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은 인간의 노력을 통해 오며, 어떻게 하면 멋지게 섬길지 계산하는 데에 많은 힘을 소모합니다. 그러나 참된 섬김은 하나님과의 거룩한 관계에서 나오는 것으로,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이 원하시니까 섬깁니다.
둘째,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은 거창한 일에만 관심을 가지며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자기를 알아달라는 것입니다. 반면, 참된 섬김은 작은 섬김과 큰 섬김을 구분하지 않고 어디든지 필요가 있는 곳에서 섬깁니다.
셋째,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은 외적 보상을 요구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자신의 섬김을 보고 칭찬해주기를 원하는데, 그것을 잘 모르는 것 같으면 “이거 내가 한 거야”라며 은근히 알립니다. 그러나 참된 섬김은 숨어서 하는 데 만족하고, 다른 사람들이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섬기면서, 하나님의 인정으로 만족합니다.
넷째,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은 결과에 큰 관심을 가지며, 자기가 섬긴 사람에게서 같은 보답이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래서 자기가 섬겨주었는데도 별 반응이 없으면 실망하고 삐지고(?) 분노합니다. 하지만 참된 섬김은 결과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섬길 기회를 얻었다는 것 자체로 감사하고 기뻐하며 섬깁니다.
다섯째,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은 섬김의 대상을 자기가 선택하기에, 주로 높은 사람을 섬기면서 그 이득을 챙깁니다. 종종 낮은 사람을 섬길 때도 있는데, 그것은 자기가 겸손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참된 섬김은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이든 손해를 끼치는 사람이든, 차별 없이 누구나 섬깁니다.
여섯째,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은 기분의 지배를 받아서, 기분이 좋으면 간이라도 빼어줄 것처럼 섬기지만, 기분이 나쁘면 으르렁거리며 달려듭니다. 하지만 참된 섬김은 자기 기분에 따라서가 아니라 섬김의 필요를 보고 묵묵히 섬깁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렇게 섬길 때 감정을 조절하는 훈련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일곱째,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은 일시적이며,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섬깁니다. 반면, 참된 섬김은 섬김이 몸에 밴 생활방식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섬깁니다.
여덟째,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은 자신의 봉사 때문에 문제가 일어나더라도 자기만족을 위해서 끝까지 하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하지만 참된 섬김은 다른 이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자유롭게 섬길 수도 있고 또 얼마든지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아홉째, 자기 의에서 나온 섬김은 열심히는 하지만 경쟁의식으로 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거나 조종하며, 다른 사람이 인기를 끄는 것 같으면 은근히 비판하거나 공격하기 때문에 공동체에 금이 가게 합니다. 그러나 참된 섬김은 순수하게 다른 지체들의 필요를 돌보기 위해 섬기기 때문에 공동체를 튼튼하게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