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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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오클라호마 비전교회에서 주최한 ‘제70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2006년 2월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세미나’를 다녀온 후부터 매년 봄가을로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시작하여, 지난 10년 동안 열렸던 21회의 컨퍼런스 중 17번을 참석했습니다.
목회자 컨퍼런스는 일종의 계속 교육과도 같습니다. 우리 교회가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제대로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 등을 점검해보며 도전을 받습니다. 또 교제도 풍성합니다.
두 주 전 우리 교회의 가정교회 집회 및 목자부부수련회 강사로 오셨던 성승현 집사(목자)님을 이번 컨퍼런스 때 또 뵈었습니다. 국제가정교회사역원(가사원)의 총무로 섬기시기 때문에 목회자 컨퍼런스에 매번 참석하십니다. 가사원 총무께서 우리 교회의 상황을 다 보고 가신 덕분에(?), 가사원의 임원 목사님들에게 우리 교회가 더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는 컨퍼런스를 충분히 주최할 수 있다고 보인다며, 2년 후에는 컨퍼런스를 주최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컨퍼런스를 주최한 오클라호마 비전교회는 주일 장년 출석 50명 정도인데, 그 중에도 VIP가 1/3이고 또 유학생들이 1/3인 교회입니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섬기는 분들은 2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교회입니다. 그런데도 이번에 참석한 107명의 목회자, 사모, 선교사들을 정성껏 섬겨주었습니다. 2년 전에도 우리보다 교인 수가 훨씬 적은 루이빌 새한장로교회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도전을 받았는데, 이제 교인 수가 적어서 못한다는 핑계(?)는 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목회자 컨퍼런스를 섬기려면 많은 에너지와 물질이 들어갑니다. 우선 참석자 수가 110~120명이나 됩니다. 그 많은 분들을 일일이 공항에서 픽업해야 하고, 마지막 날에는 공항으로 모셔다 드려야 하며, 3박 4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숙소에서 교회로, 또 교회에서 숙소로 차편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십여 대의 차량을 동원하거나 아예 15인승 밴 여러 대를 렌트해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월요일 저녁부터 목요일 낮까지 점심과 저녁식사를 준비해서 대접해야 하고, 하루에 두세 번 간식도 준비해야 합니다. 바인더와 이름표도 준비해야 하고, 10개가 넘는 삶 공부 강의실 및 그룹 나눔 모임방 준비, 그리고 관광, 음향, 방송, 사진, 영상 준비 및 매일 저녁집회 때의 찬양 팀 등, 섬김의 영역이 아주 많습니다. 참가자들의 회비만 가지고는 컨퍼런스를 위한 비용이 모자라기 때문에 주최 교회에서 더 부담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클라호마 비전교회에서 적은 수의 성도들이 우리보다 적은 재정 형편에서도 그러한 섬김을 거뜬히 해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심지어 아직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은 VIP들도 함께 나와 섬기는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비전교회는 2010년부터 가정교회를 시작했는데 벌써 컨퍼런스를 주최할 정도로 본받을 점이 많은 모델교회가 되었습니다. 섬김의 정신이 깊이 배여 있을 뿐 아니라, 안 믿는 분들에 대한 영혼 구원의 열매도 풍성하게 맺고 있는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는 가정교회를 한 지 9년이 되었는데, 목자부부들을 비롯하여 지체들의 섬기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컨퍼런스를 주최할 능력은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물론 주최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동안 가정교회를 통해 받은 사랑을 우리도 다른 교회들과 나누며 섬길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그러한 꿈을 품고 새로운 도약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