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자기에게 집중하면 우울해진다”라는 기사에 이어서, 이번 주에는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신문에 또 다시 저의 눈길을 끄는 제목이 올라온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하버드 연구원들,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한 삶을 위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그 한 가지를 발견했다(Harvard researchers discovered the one thing everyone needs for happier, healthier lives)”라는 기사였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는 지난 1938년에 724명의 학생들을 선택하여 십대부터 노년까지 무려 75년 동안 그들의 삶을 자세히 지켜보면서, 무엇이 인생을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해주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연구 대상으로 선택된 사람들 중에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비롯하여 나중에 유명인사가 된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들의 삶의 모든 면을 75년 동안 관찰한 결과가 드디어 공개된 것입니다.

여러분은 행복과 건강을 주는 그 한 가지가 뭐라고 생각되십니까? 저는 그 기사를 읽기 전에 이미 답을 짐작하고 있었는데, 읽어보니 역시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사람의 인생을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해주는 그 한 가지는 바로 ‘관계’였습니다.

연구 대상이었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건강하게 산 사람들은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산 사람들이었습니다. 반면, 외롭게 산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했고, 중년 초기부터 건강이 나빠졌고, 뇌의 기능도 일찍부터 떨어지기 시작했고, 외롭지 않은 사람들보다 수명도 더 짧았습니다.

이 75년간의 연구의 네 번째 책임자가 된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로버트 월딩어(Robert Waldinger) 박사는, 모든 사람이 이 사실을 꼭 알기를 원한다면서, 흔히들 좋은 삶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돈, 명예, 사회적 성공 등은 건강이나 행복을 가져오지 못한다고 강조합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 애쓰는 노력이 건강이나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관계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이 아닙니다. 관계의 질과 친밀도, 그리고 안정성과 꾸준함이 중요합니다. 요즘 수많은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SNS)로 소통을 하는데, 그런 가벼운 관계들은 행복과 건강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좋지 않은 관계 역시 말할 것도 없습니다.

월딩어 교수는 이 연구결과가 자신의 삶부터 변화시켰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속한 학계에서는 계속적인 연구와 논문에 대한 압박이 심하지만, 교수로서 학생을 지도하는 관계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거기에 시간을 더 보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난주 목회편지에서도 언급했듯이, ‘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전심으로 네 이웃을 사랑하라’(마 22:37-40) 하신 ‘가장 큰 계명’과, ‘서로 사랑하라’(요 13:34) 하신 ‘새 계명’이 있습니다. 이 말씀들은, 우리가 가장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너무 잘 아시는 주님께서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주신 처방인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돌아보니 지난 번 한국에 갔을 때 왜 많은 사람들이 별로 행복하게 보이지 않았는지가 이해됩니다. 계속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거나, 혼자 방에 틀어 박혀 SNS 또는 인터넷만 하거나, 게임방에서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수록, 건강도 해치고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크리스천들도 자꾸 개인주의적인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까 오히려 자신의 신앙도 약해지고 교회도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외로운 미국 생활 가운데 깊은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목장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그것은 나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것인 동시에, 다른 분들의 행복과 건강을 돕는 일도 됩니다. 역시 인생은 관계가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