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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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에 이영득 성도님께서 88세를 일기로 소천 받으셔서, 어제 천국환송예배(발인)를 함께 드리고 하관식도 하여 장례 절차를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유가족들 위에 크신 하나님의 위로가 넘치도록 계속해서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제가 우리 교회에 와서 가정 심방을 가장 많이 했던 분이 바로 이영득 아버님입니다. 3년여 전부터는 몸이 너무 약해지심으로 거동이 불편해지셔서 예배에 거의 나오지 못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자주 댁으로 찾아뵙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여름에 건강이 더 악화되셔서 결국 어르신들을 전문으로 돌봐드리는 시설에 입원하시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그곳에 가끔씩 들러 함께 기도해드리곤 했는데, 지난 월요일에는 음식을 목으로 넘기지 못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화요일 밤 돌아가신 것입니다.
제가 처음 부임했을 때 아주 부드럽고 인자한 표정으로 반겨주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제 친아버지께서도 비슷한 연세이시라고 했더니 반가워하시면서 정확히 연세가 어떻게 되시느냐고 물으시기에 1년 더 위시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환하게 웃으시며 "아, 나보다 한 살이 많으시군요."라고 하셨던 아버님의 그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몇 년 전 부모님이 방문을 오셨을 때는 그것을 기억하시고 일부러 우리 쪽으로 오셔서 깍듯이 인사해주셨던, 아주 젠틀맨이셨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전에 머리를 다치셔서 지난 몇 개월 동안은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시고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계셨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찾아뵈었던 일이 더욱 감사하게 다가옵니다. 교회에 계속 나오지 못하셨기 때문에 사역위원회에서 매주 설교 CD를 보내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귀가 잘 안 들리셨음에도 불구하고, 볼륨을 아주 크게 틀어놓고 몇 번씩 반복하여 열심히 들으셨다고 합니다.
그 중에 특히 천국에 대한 설교는 다른 설교들보다 더 많이 반복해서 들으시고는 부인이신 이숙찬 교우님에게 "그렇게 좋은 곳이 있는가? 천국이 그렇게 좋은 곳인가? 그러면 나도 거기에 꼭 가고 싶다."라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 소식을 듣고 댁으로 가서 "아버님, 맞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정말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아버님께서는 그곳에 가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으시지요?"라고 여쭈어보았습니다. 이미 다 알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확인하는 차원에서 예수님이 누구신지, 무엇을 하셨는지 잠시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확실하게 "예, 믿습니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확실하게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성경의 약속에 의하여,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신 이영득 아버님께서는 지금 하나님의 품에 안겨 계신 것을 믿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무런 고통도, 눈물도, 슬픔도, 질병도 없는 영원한 천국에서 기쁨을 누리며 계시는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실로 인하여 위로를 받습니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좋다는 음식을 찾아먹거나 기를 쓰고 운동을 합니다. 하지만 더 깊숙이 들어가 보면, 사람들이 실제로 가진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죽음 뒤의 세계에 대한 공포'입니다. 죽어서 다 끝난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본능적으로 죽음 뒤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두려워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약속에 의하여, 죽음 뒤에 천국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맞아주실 것을 확실히 믿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우리는 영원히 기쁨을 누리며 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