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영어예배 때 민수기 13-14장에 나오는 열두 명의 정탐꾼 이야기를 다루면서, 관점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을 전했습니다.

400년 이상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이 모세를 통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이집트를 나와, 이제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전에 먼저 정탐꾼들을 파견하여 40일 동안 그 땅을 살펴보게 됩니다. 열두 명이 가서 본 땅은 정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었지만, 그들의 결론은 전혀 달랐습니다. 갈렙과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니 우리는 그 땅을 점령할 수 있다'고 한 반면, 나머지 열 명은 '가나안 백성이 우리보다 더 강하니 우리는 쳐 올라갈 수 없다'고 합니다.

모두가 똑같은 것을 보고 왔는데도 어떻게 그토록 다릅니까? 그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들의 관점의 차이가 이런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 것입니다. 열 명의 정탐꾼들이 하는 말을 잘 살펴보면, 그들이 '사실(fact)'을 말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자신들의 '관점(perspective)'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백성은 우리보다 더 강하다'고 한 것은 그들이 상황을 본 관점이며 사실에 대한 자신들의 해석일 뿐입니다. 싸워보지도 않았는데 그들이 더 강한지 아닌지 어떻게 압니까?

똑같은 일에도 어떤 사람은 할 수 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관점이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삶 속에서 여러 결정을 내리며 살아가는 근거는 '사실'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우리의 '관점' 또는 '해석'입니다. 어떤 관점으로 상황을 보고 사실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생깁니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박정희 대통령과 정주영 회장의 일화가 있습니다. 그들이 신자는 아니었지만, 관점의 중요성을 분명히 확인해줍니다. 그분들을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를 떠나,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을 생각하며 이것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1975년 여름, 박정희 대통령이 정주영 현대건설 사장을 청와대로 불렀습니다.

"2년 전 석유파동 이후 지금 중동 국가들은 달러를 주체하지 못해 그 돈으로 여러 가지 사회 인프라를 건설하고 싶은데, 너무 더워서 선뜻 일하러 오는 사람들이 없는 모양입니다. 그러던 중 우리 한국에 일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 왔어요. 그래서 달러를 벌어들일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관리들을 보냈더니 2주 만에 돌아와서 하는 얘기가, 낮에는 너무 더워서 일을 할 수가 없고, 또 건설공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이 없어서 공사를 전혀 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중동에 가서 봐주십시오. 정 사장이 안 된다고 하면 나도 포기하지요."

정주영 사장은 5일 후 다시 청와대로 들어가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하늘이 우리나라를 돕는 것 같습니다. 가보니 중동은 이 세상에서 건설공사를 하기에 가장 좋은 땅입니다. 일 년 열두 달 비가 안 오니까 1년 내내 공사를 할 수 있지요. 건설에 필요한 모래와 자갈이 현장에 지천으로 깔려 있으니 자재 조달도 쉽습니다."

물 걱정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디서 실어오면 된다고 했습니다. 또 섭씨 50도나 되는 더위는, 낮에 천막을 치고 자고 밤에 일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후에 실제로 그렇게 밤에 일을 했습니다.

관리들과 정주영 사장은 똑같은 것을 보고 왔지만 전혀 다른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속에 든 것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상황을 보고 해석을 내립니다. 그러므로 내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가 너무 중요하며, 바른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주님의 관점을 가지고 상황을 보는 것이 바로 '신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