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편지
가정교회사역원 웹사이트에서 한국의 오명교 목사님(경기도 남양주 밝은교회)이란 분이 전도에 대해 쓰신 글들을 읽었습니다. 요즘 ‘길거리 관계 전도’라는 것을 많이 전하는 목사님이십니다. 물론 그 전도 방법은 한국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그대로 다 적용할 수는 없지만, ‘관계 전도’라는 개념은 우리의 상황에서도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관계 전도의 핵심은 ‘전도하지 말고 관계 전도자가 되기’입니다. ‘전도하는 것’과 ‘전도자가 되는 것’이 비슷해 보이지만 그 의미가 상당히 다릅니다. ‘전도하는 것’은 일상생활 중에 따로 시간을 내어서 하는 것(doing)이지만, ‘전도자가 되는 것’은 매일 전도자로서, 즉 주님의 제자로서 살아가는 그 자체(being)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안 믿는 분들을 전도하는 데에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관계 전도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려놓을 것들이 있고, 또 반대로 분명한 목표로 삼아서 실천할 것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포기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들’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예수님을 믿게 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오해하진 마십시오. 당연히 VIP가 예수님을 믿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과정은 대개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그 과정은 무시한 채 곧바로 예수님을 믿게 하려고 시도하면 조급해지고 강요하게 되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신뢰하는 관계가 되기까지 사랑과 인내로 섬기면서 VIP의 마음이 열리고 예수님을 영접할 준비가 되었을 때, 복음을 정확히 전하여 예수님을 진심으로 영접하게 해야 합니다. 아직 준비가 안 되었지만 전도자가 일방적으로 믿으라고 하니까, 아니라고 말하기 미안해서 그냥 믿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얼마 지나면 떠나 버립니다. 고백만 하면 믿은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둘째, 교회에 나오게 하겠다는 마음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 말도 오해하지 마십시오. 교회에 나와서 우리와 함께 주님 안에서 지체가 되도록 돕는 것 역시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몸인 교회에 속하여 성장하는 것이 올바른 크리스천의 삶이며 구원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첫 번째 만남부터 그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초청의 시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기도하는 가운데 성령님의 인도를 받으면서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교회 출석을 목표로 삼으면,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오히려 교회에 정착하기가 어렵습니다. 관계를 통하여 친밀해지고 교회의 일원이 될 준비가 된 상태에서 초청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교회에 나오든지 안 나오든지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마음을 준비시키고, 기도 응답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한 후에 교회로 나오도록 해도 늦지 않습니다.
셋째, 가르치는 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관계를 맺고 섬기면서 마음을 열도록 하기보다, 처음 만나면서부터 가르치고 선포하는 것을 전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방법이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전도 대상자가 마음이 완전히 열려 있거나, 전도자가 성령의 능력에 완전히 사로잡혀서 영적으로 전도 대상자를 압도하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일반적인 경우가 아닙니다. 관계 전도가 되기 위해서는, 가르치기보다 질문하면서 듣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목장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목장 모임에 초청해서 함께 교제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가운데, 서서히 마음이 열리고 신뢰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