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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 임명 간증 - 오준연

이준원 2013.04.19 03:02 조회 수 : 12274

 

샬롬! 이번 새 루마니아 목장을 맡게 된 목자 오준연입니다.

 

제가 이 교회에 온지 벌써 3년이 넘었네요. 그 와중에 저에게는 계속 하나의 영적인 질문이 있었습니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목자로 자원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이 일로 저와 제 아내는 계속 옥신각신 했었습니다.

 

처음 이 교회에 왔을 때 목사님께서 저희 부부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저희가 믿는 신자라고 하니 “뭐~ 여기 콜럼버스에는 많은 교회가 있으니, 더 둘러보고 오시죠.” 같이 믿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처음 온 성도에게 퉁명스럽게 내뱉은 말이 처음에는 의아하고 당황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인간적으로 서운했었습니다.

 

또 차갑게 처음으로 다가온 이 생소한 가정교회.... 저희 가족은 제가 여러 번 직장을 옮기면서 여러 도시로 이사하며 많은 교단(denomination)을 거쳐 왔습니다. 엄숙하고 보수적인 조용한 장로교회, 아멘 삼창으로 시작하며 뜨거운 열기로 기도를 뿜어내는 성령 충만 순복음교회, 제자 양육과 성경공부 위주로 돌아가는 침례교회, 그리고 이번에는 가정교회와 삶 공부와 주일예배의 삼박자로 이루어지는 이 콜럼버스 한인장로교회....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이 교회를 다녀야 될까요 말아야 될까요?”

 

처음에 들어간 우즈벡 목장은 포트웨인 시골에서 온 저희들에게 생수와도 같았습니다. 그 Fort Wayne에는 한인 교회가 있었지만 한인들이 너무 없어서 같은 나이 또래가 저희 외에 한 가정 밖에 없었고, 그래서 저희의 기도제목은 항상 비슷한 또래 세 가정만 주십사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즈벡 목장은 이런 우리 부부의 기도제목에 딱 맞는 세 가정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직장이 멀어서 몸은 지쳤지만(참고로 저는 항상 9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서, 그 당시 저희 가정에는 9시 후에는 전화를 걸지 말아야 하는 가정으로 낙인이 찍혀 있었습니다), 마음은 즐거웠고 서로를 위한 기도와 나눔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목장에 빠지지 않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목자 목녀가 직장 때문에 한국으로 들어가면서 목장이 해체가 되는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목자를 해야 될까요 말아야 될까요? 그것이 나의 질문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목자로 자원을 하고 싶었지만, 어린 세 아이들과 wife, 특히 목녀의 역할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목녀의 동의가 필요하기에 목자가 되기를 잠시 접었습니다.

 

그 후에 저희는 올랜도에 있는 친구 집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는 10년 전에 코스타에서 비신자로 만난 친구였는데, 그 친구는 그때 “하나님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던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10년 후인 지금은 올랜도 비전교회에서 목자로 섬기고 있으며, 나의 신앙의 선배 같은 엄청난 포스(force)를 보여주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친구가 우리 부부와 대화한 후에 “내가 보기에 너보다는 네 와이프가 더 준비가 된 것 같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충격 그 차체였습니다. 저는 제가 항상 준비된 자라고 생각하고 자만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제 와이프는 당장은 목녀가 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하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영적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나가지 않던 새벽기도에 나가서 와이프의 마음을 움직여 달라고 기도했고, 하나님은 이 일을 독특한 인간의(?) 방법으로 생각지도 않게 풀어주셨습니다.

 

목자로 자원하고 나서 많은 분들이 잘했다고 칭찬해주시기도 하고, 왜 그렇게 힘든 일을 하냐고 하시며 측은하게 보시기도 하고, 왜 배신을 때리냐고 농담을 건네는 분도 있었습니다.

 

영어 phrase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No pain, no gain!” 이 말은 성경에 나오는 구절은 아니지만 제 인생의 나침반과 같은 말씀입니다. 항상 열매를 맺기 전에는 가뭄의 목마름과 뙤약볕의 아픔과 시련을 전제로 합니다. 우리 예수님은 우리의 첫 열매가 되셨고, 우리도 또한 그분과 같이 동행하여서 많은 열매를 맺길 원하십니다. 우리의 인생의 길은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큰길과 평탄한 길, 아니면 좁고 힘든 길, 저희 가정은 좁고 험난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저희가 목자 목녀를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 승천하시기 전에 저희와 여러분에게 부탁하신 말씀을 수행하는 섬김의 마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앞으로 섬김과 기도를 통해서 VIP를 섬기고 나아갈 때 힘들고 외로울 때가 종종 있겠지만, 든든한 주님의 백을 믿고 한 걸음 나아가 봅니다. 더 이상 “To be or not to be?”가 아닌, “해야 될까요 말까요?”가 아닌, “네, 하겠습니다. Let it be your will!”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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